공연이 시작되고 한동안은 어리둥절 했습니다. 아니.. 이 할아버지가 "헬로"한번 안 얘기해주고 노래만 줄창 부르는겁니다. 게다가 무대 장식이라곤 검은 천 하나요.. 그 흔하디 흔한 스크린도 없었습니다. 조명도 흰등하나 노란등 하나.. 이렇게 두 종류밖에 없었습니다. (나중에 검색해서 안 사실인데 밥할아버지가 '노래듣는데 장식을 뭐하러 하냐'고 다 뺐다더군요.)
헌데 노래가 너무멋지고 좋은거지요. 어찌나 편곡도 열심히 하셨는지 아는 노래도 모르는 노래처럼 하시더라는.. 게다가 특유의 꺽어서 중얼거리기 창법은 절정에 다다르신듯했습니다.
어느순간, 아.. 이 할아버지가 안통하는 영어말고 통하는 음악으로 나랑 교감하자는거구나.. 싶었습니다.
마지막 앵콜곡을 마치고 밥 할아버지는 씨익 웃고 갑니다. 저 멀리서 희미하게 본 웃음이였지만 많은 얘길 해주더랍니다.
"이정도면 됐냐 이넘덜아" "니들 좀 멋지다" "더 부를 노래도 없다" "노래부르길 잘했어" "이제 나도 좀 쉴란다"